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경전을 벌였다. 박 의원이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한 게 발단이 됐다.
박 의원은 이날 법무부 산하 범죄예방정책국의 인원 증원에 관해 질의하던 중 한 장관이 몸을 기울이자 "구미가 좀 당기는 모양"이라고 말했다. 이어 "올해라도 예산 심사 때 행정안전부 설득에 나설 용의가 있느냐"고 물었다.
한 장관은 "지금 그러고 있다"고 답했다. 이에 박 의원은 "물어보면 '예 의원님. 그렇게 좀 해주십시오' 하는 게 예의지, '지금 그러고 있어요'라고 하느냐"고 지적했다. 그러자 한 장관은 "예 의원님. 그렇게 하겠습니다"라고 했다. 박 의원의 발언에 국감장 곳곳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.
박 의원은 또 "장관께서 전임 정부와 인사들에 대해 혐오와 증오 정서를 갖고 있지 않은지 염려된다"고 운을 띄웠다. 이에 한 장관은 "저는 그렇지 않고, 의원님도 저한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"고 응수했다.
박 의원은 "내가 오늘 얼마나 부드럽냐", "제가 안 그러면 (한 장관도) 안 그럴래요?" 등의 말을 하자 한 장관은 "저도 노력하고 있다"고 답하며 은근한 신경전을 이어갔다.
이 밖에도 박 의원은 한 장관이 답변 과정에서 고개를 끄덕이자 "고개 끄덕거리지 말고 답을 해주십시오"라고 쏘아붙이며 "저는 한 장관에 대해 증오의 정서가 없다고 방송 나가서 (말했다)"고 했다. 이에 한 장관은 제가 다른 방송을 들었나 봅니다"라고 받아쳤다.
한편, 박 의원은 앞서 2020년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 때에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답변 태도를 지적한 바 있다. 박 의원은 당시 "자세 똑바로 하라"고 호통쳤다.
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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